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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유령

​윤동훈

처음 이번 웹 기반 아트게임 전시 참여 제의를 받았을 땐 조금 당혹스러웠다. (작업량이 많진 않지만) 이전까지 내가 했던 작업의 대부분은 영상 베이스의 아카이브 작업이었고, 3D 프로그램을 몇 가지 쓰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영상에 사용할 단순한 소스 정도로 제작했던 거라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걱정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적중했다. 대부분 미술 결과물이 관람자에게 일방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단방향적이라면 '게임'은 유저와 상호작용을 요구하는 쌍방향적 관계이기 때문에 기획 초기 단계에서 애를 많이 먹었다. 대체 어떤 '목적'을 설정하고, 그것을 '클리어'하면, 그에 따른 어떤 '보상'을 주어야 할지를, 그뿐만 아니라 '경산 코발트 광산'이 가지는 내러티브와 연결성도 고려해야 하며, 이번 작업의 결과물이 '게임'의 외형을 띄고 있다고 해서 단순히 유희적으로 소모되어선 안 되는 주제라는 걸 계속 염두에 뒀던 것 같다. 그런 고민의 과정에서 포기했던 것들도 많았다. (수중 환경에서 일정 시간 동안 수면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게임 오버'가 되는 라이프 타임을 설정하거나 등등) 하지만 대부분 이들이 이 사건은 그런 방식으로 재현되어선 안 된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거란 생각을 가지면서 '유희적 요소'와 '난이도 설정'을 하지 못한 이 재미 없는 게임을 한 번쯤 플레이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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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ment

이번에 유족분들을 인터뷰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그런 생각을 해봤다. '경산 코발트 광산 안쪽 깊숙한 곳엔 아직 미수습한 유해들만 침전된 게 아니라, 현재까지 남겨진 유족들 목소리도 함께 그 깊은 물 속 아래 침전된 게 아닐까?'라고 '그래서 지금까지도 계속 유족회 활동을 통해 본인들의 뜻을 관철하고자 하는 모습인 걸까?'. 그렇게 이번 프로젝트는 언젠간 그곳의 모든 물이 빠지고, 남은 유해들과 함께 그들의 목소리가 부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되었다.

Artist Interview
윤동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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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코발트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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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코발트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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